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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ean School Frankfurt am Main Deutschland
도서반
작성자 Sdirektor        
작성일 2011/12/17 23:37
분 류 교사
ㆍ추천: 0  ㆍ조회: 1382    
ㆍIP: 79.xxx.137
행복한 문학편지 - 이병률, 「새날」 중에서
행복한 문학편지 - 이병률, 「새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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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사람
   : 문학나눔 11.10.14 23:02 주소추가 수신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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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률, 「새날」 중에서
   
         누운 채로 생각이 스며 자꾸 허리가 휜다는 사실을 들킨 밤에도
얼른 자, 얼른 자



그 바람에 더 잠 못 이루는 밤에도
좁은 별들이 내 눈을 덮으며 중얼거렸다
얼른 자, 얼른 자



그 밤, 가끔은 호수가 사라지기도 하였다
터져 펄럭이던 살들을 꿰맨 것인지
금이 갈 것처럼 팽팽한 하늘이기도 하였다



섬광이거나 무릇 근심이거나
떨어지면 받칠 접시를 옆에 두고
지금은 헛되이 눕기도 한다
새 한 마리처럼 새 한 마리처럼 이런 환청이 내려앉기도 한다……


- 이병률, 「새날」 중에서(『찬란』)

가끔은 생각이 나서
가끔 그 말이 듣고도 싶다



어려서 아프거나
어려서 담장 바깥의 일들로 데이기라도 한 날이면
들었던 말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야

어머니이거나 아버지이거나 누이들이기도 했다
   
     
       
   
표지를 클릭하시면 자세한 도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찬란    2010년 2분기 우수문학도서 [시]
이병률
2010년 1월 11일 발행
『찬란』은 정체되어 있지 않은 감각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바람”(신형철)이란 평가를 받은 이병률의 세번째 시집…
       독서감상문 4편
   
         
   
           
         
     새날을 위하여


하루하루가 소중한 사람들에게


이 빵집에서 굽는 빵은 예술의 결과물인지, 과학의 결과물인지 논란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 빵집의 이름은 [그레이트 하비스트 브레드]입니다.
이 빵집의 주인이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이 빵의 비밀은 도대체 뭔가요?”랍니다. 그럴 때마다 사장은 입이 아프도록 대답합니다. “비밀은 없어요. 단지 훌륭한 빵을 만들려면 작은 일에 주의해야 돼요.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경우, 빵을 망칠 수 있는 가능성이 수천 가지가 되거든요.” 이렇게 말하는 빵집의 사장은 오븐 안에서 익어가는 빵을 다 익어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서서 들여다본답니다.



오븐이야, 오븐에 음식물을 넣고 난 다음에는 오븐이 다 알아서 해주겠지만 수천 가지의 확률을 의식하고 주의하는 것은 물론 오븐의 유리막을 통해 익어가는 빵을 지켜주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그 절대적인 순정 앞에서 예술이냐, 과학이냐 의문을 품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도 가끔은 살면서 제 가슴에 손을 올려봅니다. 그리고 내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눈 감아 봅니다. 그러면서 비 온 뒤에 해가 뜬다는 말,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말,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 슬픔도 가끔은 희망이 된다는 말, 네가 있어 힘이 된다는 말들을 떠올립니다. 이 모든 말들이 내가 살아가면서 익어가는 데 힘찬 재료가 되는 말들이라고 확신하면서 말입니다.

이병률 올림
   
         
     
   이병률
1967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좋은 사람들」, 「그날엔」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2006년 제11회 〈현대시학〉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2005), 『바람의 사생활』(2006)과, 여행산문집 『끌림』(2005)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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